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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대응 이대로 안 돼요” 아기들이 낸 소송, 인권위도 나선다 [지구, 뭐래?]
2023.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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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정부의 소극적인 기후위기 대응이 미래 세대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기후소송’에 국가인권위원회도 나선다.

 

인권위는 오는 11일 상임위원회를 열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헌법소원과 관련해 헌법재판소에 의견 제출 여부를 심의할 예정이다.
 
현행 법상 인권위는 인권의 보호와 향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재판이 계속되는 경우 법원의 담당 재판부 또는 헌법재판소에 의견을 낼 수 있다.
 
헌법재판소에는 현재 기후 관련 4건의 헌법소원 심판이 청구돼 있다. 길게는 만 3년이 넘도록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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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건의 소송 취지는 비슷하다. 국가에서 법으로 정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기후위기를 막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미래 세대를 비롯한 시민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첫 헌법소원은 지난 2020년 3월 13일 ‘청소년기후행동’의 청소년 활동가 19명이 제기했다. 이들은 당시 녹색성장기본법에서 정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2017년 대비 2030년 24.4% 감축)가 청소년의 환경권, 생명권, 평등권 등을 보장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해 11월에 당시 서울의 중학교에 재학 중이던 청소년 2명도 녹색성장기본법의 시행령이 위헌이라는 헌법 소원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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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성장기본법이 2021년 9월 탄소중립기본법으로 대체됐지만 여전히 온실가스 감축하려는 노력이 미흡하다는 취지의 헌법소원은 이어졌다.

2021년 10월에는 기후위기비상행동·녹색당의 활동가 123명은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40%를 줄이겠다는 탄소중립기본법의 목표가 과학적 근거가 없는 임의적 수치라는 이유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가장 최근에는 태아까지 나섰다. 만 5세 이하 아기들이 청구인이 되는 기후소송은 전세계에서 처음이었다.
 
2022년 6월 당시 20주차 태아 ‘딱따구리’를 비롯해 5세 이하 아기 40명, 6~10세 어린이 22명이 청구인이 돼 탄소중립기본법 시행령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이 소송에는 지구 온도 상승이 1.5도를 넘지 않으려면 2017년에 태어난 아기는 1950년에 태어난 어른보다 배출할 수 있는 탄소가 8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는 계산이 바탕에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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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중 2건의 헌법소원에 환경부 장관의 이름으로 의견을 냈다. 헌법소원이 제기된 녹색성장·탄소중립기본법은 국가가 온실가스를 줄이도록 하는 법이기 때문에 아기들과 청소년, 활동가 등 청구인들은 법률의 효력을 받지 않는 제3자라 헌법소원 심판을 낼 수 없다고 맞섰다. 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할 수 있더라도 이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도 덧붙였다.

 

해외에서는 네덜란드, 아일랜드, 독일 등 유럽을 중심으로 국가가 소극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할 경우 미래 세대의 권리의 침해한다는 판결이 나오고 있다.

 

국내 기후소송과 가장 비슷한 사례는 독일이다.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는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온실가스를 55% 감축하겠다는 내용의 법에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2030년 이후의 구체적 계획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인권위가 4건의 헌법소원의 취지대로 위헌 의견을 낼 지는 상임위 심의 후, 전원위 표결에 따라 결정된다. 헌법재판소 등 정부 기관에 공식적으로 의견을 낼 경우 전원위 의결을 거쳐야 한다.

 

앞서 인권위는 지난 1월 정부에 “기후위기로부터 인권보호·증진은 국가의 기본 의무”라는 의견을 표명하는 등 기후위기 대응에 정부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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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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