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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수거 해야 되는 거였어?” 망가진 우산 함부로 버렸다간 [지구, 뭐래?]
2023.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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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가위로 잘 오려지지도 않고…이렇게 품 들여 버릴 바에는 고쳐 쓰는 게 낫겠어요”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박모 씨는 장마철을 맞아 안 쓰는 우산을 정리하려다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졌다. 분리 배출을 하려 해도 쉽지 않은 탓이었다.

 

박씨는 “함부로 버렸다가 과태료를 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손잡이와 대, 천을 분리하느라 진땀을 뺐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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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은 여러 소재가 섞여 있어서 일반쓰레기다.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거나 대형생활폐기물로 신고 후 배출해야 한다. 봉투에 담기지 않는다고 아무렇게나 내놨다가는 무단 투기로 간주돼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 수 있다.

 

분리 배출을 해도 된다. 우산 손잡이는 플라스틱이나 알루미늄, 우산 천은 합성 섬유, 대와 살은 철이니 캔류로 분류된다. 대신 가위나 칼을 이용해 일일이 발라내야 한다.

 

어렵게 버릴 바에는 고쳐 쓰는 것도 방법이다. 지방자치단체별로 구청이나 주민센터 등에서 무료 우산 수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산을 혼자 분해하려면 어렵고 다치기도 쉬워요. 교체할 부품이 부족하니 버릴 우산이라도 수리점으로 가져오는 게 좋죠”

 

지난 3일 서울 용산구 청파동 주민센터 마당에 한켠에서 우산을 수리하던 A씨는 이같이 설명했다. 주민센터를 월 1~2회 순회하는 용산구의 ‘찾아가는 우산 수리 센터’다.

 

35도에 육박하는 무더위에도 우산을 수리하려는 발걸음은 이어졌다. 이날 수리한 우산은 3개 지난 30일에는 11명이 우산을 들고 수리센터를 찾았다.

 

모든 우산을 고칠 수 있는 건 아니다. 대가 휘거나 살이 녹슨 경우에는 수리 불가다. 특히 버튼을 누르면 펼쳐지고 접히는 자동 우산은 한번 망가지면 수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리저리 우산을 살피던 A씨는 “요즘은 값싸고 쉽게 망가지는 우산이 대부분”이라며 “자동 우산은 구매처에 가져가면 만원 안팎을 주고 고칠 수 있지만 그 값이면 새로 사는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고장 난 우산의 쓰임새는 아직 남아 있다. 망가지지 않은 살이나 대, 손잡이까지 다른 우산의 부품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다. 살 한두개가 부러지거나 손잡이가 빠지는 등 경미한 부상을 입은 우산들은 다른 우산이 남기고 간 부품으로 간단히 갈아 끼우기만 해도 새 생명을 얻을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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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수리 불가’ 판정을 받은 3단 자동 우산이 해체됐다. 장우산의 경우 꼭지 둘레를 칼로 자르면 천과 살을 한번에 발라낼 수 있지만 3단 우산은 손이 많이 간다. A씨는 살과 천을 고정한 여밈끈을 커터칼로 일일이 잘라낸 뒤 살을 묶어둔 가느다란 철사도 펜치로 풀었다.

 

분해가 끝난 우산 중 쓰레기통으로 직행한 부품은 천뿐이었다. 살이나 대는 물론 손잡이까지 부품으로 활용하기 위해 따로 보관한다. 수리센터 천막 아래로는 공구뿐 아니라 고무줄로 묶은 우산 살과 대, 상호나 전화번호가 적힌 우산 손잡이들도 종류 별로 가지런히 정리돼 있었다.

 

A씨는 “경량이나 접이식 우산이나 양산은 휴대성이 좋다 보니 사용하지 않아도 버리지 않고 갖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정작 수리가 들어오면 교체할 부품이 없어 못 고친다”며 “우산을 고쳐 가면 가장 좋고, 고치지 못해도 부품으로 쓰면 되니 우산을 들고 나와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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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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