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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4만원 음식쓰레기 처리” 이걸로 1200억원 모았다 [지구, 뭐래?]
2023.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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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애플, 구글을 다 그만두더니 새로 한 사업이 음식물 쓰레기 처리?”

 

한 달에 33달러(4만원)를 주면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를 빌려주고 남은 음식 찌꺼기를 가져간다. 그리 특별할 것 없는 사업이다. 그런데, 이 사업에 쏠린 돈이 약 1억 달러(약 1232억원)에 이른다.

 

이게 일단 미국에선 특별하다. 미국은 음식물 쓰레기 별도 배출 시스템 자체가 없다. 한국과 달리 음식물 쓰레기 배출부터 골치 아픈 일인 셈.

게다가, 이 사업은 친환경과 함께 한다. 업체는 남은 찌꺼기를 모아 동물 사료로 쓴다. 농장에서 온 음식물이 다시 농장으로 가는 순환이다. 그래서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걸 강조한다. 이 같은 장점에 모인 투자금이 무려 1200억원인 셈이다.

 

거기에 애플과 구글을 뛰쳐나왔다는 ‘1억 달러 주인공’, 매트 로저스(Matt Rogers)의 특이이력도 한 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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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 로저스는 아이팟 소프트웨어 개발을 책임지다 2010년께 애플을 떠났다. 다음 행선지는 ‘스마트 홈’이었다. 사물인터넷(IoT)를 기반으로 하는 스타트업 ‘네스트 랩스(Nest Labs)’를 차려 집을 떠나도 실내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장치를 구현했다.

 

그러자 구글이 2014년 32억달러를 들여 네스트를 인수한다. 하지만 그는 또 새로운 사업에 나섰다. 매트 로저스는 2018년 구글을 떠나 그가 새롭게 꽂힌 사업은 바로 음식물 쓰레기 처리였다. 그렇게 밀(Mill)을 설립했다.

 

높이 약 60㎝에 아이보리색 외관, 타원형 기둥 형태에 페달이 달린 ‘밀 키친 빈(Mill Kitchen Bin)’은 겉보기엔 일반 쓰레기통 같다. 하지만 뚜껑 안엔 갈색의 흙더미에 스테인리스로 된 분쇄기가 내장돼 있다.

 

그는 음식물 처리기 판매가 아닌 구독 서비스를 노렸다. 음식물 처리기는 구입하더라도 이후 남은 찌꺼기를 별도로 버려야 한다. 이를 수거해 친환경적으로 활용하는 모델을 만들었다.

 

밀은 3주마다 찌꺼기를 걷어서 이를 원료로 닭의 사료로 가공하는 공장이나 농장으로 보낸다. 수거하는 과정에서의 탄소배출량을 줄이고자 별도 운송 체계가 아닌 미국우정청(US Postal Service)의 차량을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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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음식물 문제가 심각하다. 미국 환경보호국(EPA)에 따르면 음식물 쓰레기 매립지에서 2020년에만 1억930만t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됐다.

 

밀은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를 통해 연간 이산화탄소를 521.2㎏ 줄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매트 로저스는 음식물 쓰레기를 쉽게 처리하면서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도시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부엌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일상적인 의식을 바꾸는 것입니다. 우리의 목표는 같습니다. 낭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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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 쓰레기 처리기엔 일부 스마트 기술도 적용됐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구독자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음식물 양을 확인할 수 있다. 음식물 쓰레기가 처리되는 과정을 하나씩 지켜볼 수 있는 구조다.

 

투자자들도 매트 로저스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 구독 모델에 화답했다. 올 봄부터 출시될 서비스에 빌 게이츠가 주도하는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BEV) 등 주요 기후 스타트업 투자자들이 1억 달러 이상 투자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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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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