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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강 한파는 ‘지구온난화의 역설’…북극 따뜻할수록 추워지는 한반도
2023.01.25

연휴 뒤 첫 출근길 추위 계속
매년 겨울 기온 올라가는데
‘깜짝 한파’도 증가…온난화 탓
주말까지 전국 추위 이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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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빛나·배두헌 기자] 전국에 역대급 한파가 몰아쳤다. 봄 같은 날씨가 한동안 이어지다 체감온도가 20도 밑으로 내려가는 극강 추위가 덮친 것. 이번 한파는 이례적인 것으로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 기후’다. 남은 겨울에도 ‘기습 한파’가 올 가능성이 크다.

 

25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기준 서울 일최저기온은 오전 2시께 기록된 영하 17.3도다. 바람까지 불어 이날 서울 체감온도는 오전 6시께 영하 24.7도까지 떨어졌다. 강원 철원군(김화읍)은 오전 6시 33분 기온이 영하 25.1도까지 떨어졌다. 철원군 체감온도는 0시 35분 영하 28.3도까지 낮아졌다. 2주 전까지 더운결씨가 지속된 거에 비하면 갑작스런 변화다. 실제로 지난 15일 강원 강릉시는 최고기온이 18.7도로 59년 만에 1월 하루 최고기온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고, 경북 영덕군, 포항, 경주에서도 1월 하루 최고기온이 경신됐다.

 

따뜻한 겨울 날씨가 이어지다 기습 한파가 불쑥 찾아오는 데는 ‘지구온난화의 역설’이 있다. 겨울 기온이 상승할수록 북극을 감싸고 있는 찬 공기들이 약해져 북쪽 시베리아 찬 공기가 한반도를 덮치는 것이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극한 추위가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것과 대조적으로 한반도나 북극 겨울 기온은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매년 오르고 있다”며 “북극 찬 공기를 잡아두는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남쪽으로 내려오고, 한반도가 추워지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추위 역시 한반도에 시베리아에 쌓여있던 찬 공기가 쏟아지면서 시작됐다. 북쪽 시베리아에 있는 공기가 몽골 부근에 며칠 머물다 동아시아로 떨어지면서 한반도뿐만 아니라 중국·러시아 지역까지 한파가 몰아쳤다. 중국의 최북단인 헤이룽장성 모허시의 기온은 영하 53도까지 떨어지는 등 역대 최저기온을 경신했다. 김백민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는 “한기가 오랫동안 북극에 갇혀 있으면서 초겨울에 따뜻했다가, 그 한기가 봇물 터지듯 내려오면서 동유럽과 동아시아 지역에 한파를 몰고 왔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2월에도 기습 한파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오는 29일부터 2월 초인 2월 3일까지 아침 기온은 영하 13도~1도로 평년보다 비슷하거나 조금 낮을 전망이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이번 추위처럼 북쪽 찬 공기가 몰려오면서 겨울철에 한파가 강하게 찾아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남은 겨울 기간에도 비슷한 수준의 한파가 찾아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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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기상청 등에 따르면 이날 낮부터 추위가 풀리겠으나 오는 27일까지 예년보다 추운 날씨가 계속된다. 25일 밤부터 다음 날인 26일까지 수도권과 강원내륙.산지, 충청권, 전북북부 지역에서 눈이 내린다. 예상 적설량은 2~7㎝, 인천 등 일부 지역에서는 10㎝ 이상으로 전망됐다. 전북·울릉도·독도는 1~5㎝, 전남·경북남부·경남서부내륙·제주산지 1㎝ 내외로 예상됐다.

 

모레인 27일까지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3도로, 설 연휴 때보다는 한 풀 꺾일 전망이다. 추위가 절정에 달한 25일 오전 7시 기준 서울 하루 최저기온은 오전 2시께 기록된 영하 17.3도를 기록했다. 아침 체감온도는 영하 24도까지 떨어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04년 이래로 서울 최저기온이 영하 17도 밑으로 떨어진 기록은 173일에 불과하다.

 

북극에서 온 찬 공기는 이날 오후부터 중국 내륙에 있는 대륙고기압이 움직이면서 차츰 밀려날 것으로 전망된다.

binna@heraldcorp.com
badhone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