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카디르 반 로후이젠
강 오염·해수면 상승·북극 오염 등
전세계 돌며 기후위기 담은 작품 남겨
“인류, 위기에 직면” 세계적 작가의 고뇌
“개도국만의 문제 아냐…韓도 경각심을”

“이젠 미래세대가 생존할 수 있도록 최악의 상황을 늦추는 노력밖에 할 수 없다. 난 이 상황이 너무 두렵다.”

카디르 반 로후이젠(Kadir van Lohuizen) 사진작가는 해수면 상승으로 직면한 인류 생존 위기를 주요 작품으로 남긴 세계적 사진작가다. 전 세계 다양한 지역의 해양 위기를 직접 목도한 그는 두려움을 감추지 않았다. 해수면 상승 위기는 미국 해안 도시, 태평양 섬나라를 나누지 않았다. 그야말로 전 지구적 위기이자 인류 생존 위기다.

그는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사진을 통해 사람들에게 긴급함을 알리고 싶다. 다음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세계 많은 지역에서 겪는 문제라는 걸 알려 경각심을 일으키고 싶다”고 밝혔다.

카디르 반 로후이젠은 분쟁 지역뿐 아니라 강 오염, 해수면 상승, 북극 오염 등을 담은 사진 작품으로 유명하다. 세계보도사진전(World Press Photo Contest) 심사위원을 역임했으며, 8년간 세계보도사진재단(World Press Photo Foundation) 위원으로 활동했을 만큼 세계적 명성을 갖춘 사진작가다.

그가 해수면 위기를 사진 작품에 담은 계기도 ‘시급함’ 때문이었다. 그는 “세계 여러 곳에서 해수면 상승 위기를 접하면서 우리 모두가 이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는 데에 시급함을 느꼈고 이를 위해 몇 년의 시간을 쏟아부었다”고 전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곳으론 섬나라 키리바시를 꼽았다. 기후위기로 인해 하루 단위로 홍수에 대처해야 하는 지역이다. 그는 “한 가족이 파도를 막고자 야자나무로 보호벽을 만들었지만, 해변이 사라져버린 해변에선 이마저 별 소용이 없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작품을 통해 우리 모두가 직면한 일이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 네덜란드, 방글라데시, 한국 등 어디서도 ‘내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란 공감을 일으킬 수 있도록 사진에 담아보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위기의 주범은 인간 그 자체다. 지금 세대가 이 같은 상황을 만들었고, 다음 세대가 이 난장판을 처리하도록 그냥 내버려 둘 수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해수면 상승 위기가 일부 개발도상국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선진국이 상대적으로 해안 보호 등 스스로 지킬 여력이 더 많을 수는 있겠지만, 사실 이미 미국 일부 해안은 제대로 보호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 해수면 상승은 선진국이나 후진국이나 차등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의 조국인 네덜란드 역시 해수면 상승 위기에 민감한 국가다. 그는 “지구 온난화를 막지 못하면 네덜란드도 금세기 말까지 해수면이 1~3m 상승할 것이란 경고가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암스테르담이나 로테르담 등이 위치한 서부지역으로 이주가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도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해변이 바다로부터의 침식을 막아주는 완충역할을 한다. 해수면 상승으로 해변이 점차 줄어들면 침식은 매우 급격히 일어나게 된다. 이런 상황은 모든 정부가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는 오는 26일 서울 노들섬에서 열리는 제2회 ‘H.eco포럼’(헤럴드환경포럼)에 연설자로 참여, 해수면 상승이 후세에 미칠 영향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김상수 기자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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