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초대 ‘물 특사’ 헹크 오빙크
제1세션 ‘해수면 상승’ 강연자로
“기후변화, 수자원 고갈·해수면 상승 초래
물, 파괴적이지만 더 나은 미래 힘이기도
‘물 안정성’ 기반시설에 적극 투자해야”
“물이 인류의 일상생활에 미칠 영향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계속 커질 겁니다.”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국제 지역정책 개발 기관 ‘리빌드 바이 디자인’(Rebuild by Design)의 설립자 헹크 오빙크(Henk Ovink)는 “물이 우리 삶을 무력화시키고 환경과 경제를 파괴하며 기후변화를 악화시킬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급증하는 인구와 기후변화에 따른 위기는 물 부족, 수질 오염, 홍수 위험 등 물과 관련된 재앙으로 몰아칠 것이란 경고다.
헹크는 지난 2015년 네덜란드 초대 물 특사에 임명된 인물로, 물 문제에 대한 국제적 경각심을 높이고 각국 정부 및 단체 간의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힘써 왔다. 현재 하버드 디자인대학원, 런던정치경제대, 흐로닝언대 등에서 강의를 맡고 있다.
헹크는 지난 2020년 비영리 단체인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이 발간한 ‘세계 위험 보고서’를 언급하며 “물 부족 문제는 이미 세계 인구의 4분의 1에 영향 끼치고 있으며,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기후 변화가 물의 안정성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다. 헹크는 “기후 변화는 우리의 땅과 물을 고갈시키고 우리의 해안을 홍수처럼 만들 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를 파괴하는 21세기 지구의 가장 큰 위협”이라고 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물은 더 나은 미래를 만들고 지속 가능한 행동을 이어가기 위한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게 헹크의 진단이다. 그는 허리케인 ‘샌디’의 피해를 복구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의 선임 고문을 맡았던 당시, 물이 모든 논의의 원동력이 됐던 경험을 예로 들며 “물의 영향력은 파괴적이기도 하지만, 더 나은 미래로 나가기 위한 힘이 되기도 한다. 정부와 사회에 대한 불신에도 불구하고 물 덕분에 지역 사회, 국민, 기관 등 모든 사람들이 뭉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헹크는 물의 안정성에 기여할 수 있는 기반 시설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고 국제사회에 요청했다. 그는 “도시의 안전한 식수에 투자된 1달러는 3달러 이상의 의료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으로 돌아오고, 특히 시골에선 1달러 투입될 때마다 7달러의 이득을 얻는다”며 “지금까지 우린 이 기회를 잡는 데에 실패했다. 물 투자금은 ‘부가가치 촉진제’와 같다”고 강조했다.
한편, 헹크는 오는 5월 26일 서울 노들섬에서 열리는 제2회 ‘H.eco포럼’(헤럴드환경포럼) 제1세션 ‘해수면 상승’의 강연자로 나선다. 그는 이번 강연에서 파괴적인 속도로 고갈되는 수자원과 해수면 상승을 우려하며 신중하고 효율적인 자원 활용 및 온실가스 감축의 필요성을 설파할 예정이다.
최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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