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플로깅 행사 동행 취재기
가는 곳마다 쓰줍人…90%가 MZ
마치 게임하듯 여행나온듯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꽃샘추위와 함께 비까지 내렸던 지난 20일, 서울 석촌호수, 반포한강공원, 여의도공원에 ‘쓰레기 줍는 사람들’이 모였다. 조깅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활동, 이른바 플로깅을 위해서다. 환경미화원도 시민단체 소속도 아니다. 그저 넘쳐나는 쓰레기가 걱정된다는 공통점 하나로, 서로 얼굴도 모르던 일반인들이 한 데 뭉쳤다.
플로깅 단체 ‘와이퍼스’가 주최한 이날 모임에는 약 120명이 참석했는데, 대부분 20~30대였다. 플로깅을 하며 마음 맞는 친구를 만났다는 10대 학생, 여자친구 손에 이끌려 처음 플로깅에 참여해봤다는 30대 남성, 달리기 동호회를 운영하고 있다는 30대 초반 인플루언서, 아이를 목말 태우고 등장한 젊은 부부 등이다.
외국인들도 동참했다. 벨기에 출신 방송인인 줄리안 퀸타르트와 그가 설립한 ‘발런티어 코리아(Volunteer Korea, 주한외국인봉사자센터) 회원들이다. 그저 쓰레기를 찾고 줍기만 하면 되니, 언어가 서로 달라도 내·외국인이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이날 서울 석촌호수, 반포한강공원, 여의도공원 등 3곳에서 주운 쓰레기는 총 230㎏이 넘었다. 1명당 2㎏에 육박하는 쓰레기를 치운 셈이다. 가장 최근 통계인 2020년 기준 국민 1인당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일평균 1.22㎏이다. 1시간 조금 넘는 시간 동안, 누군가 이틀에 거쳐 버린 쓰레기를 한 사람이 치워냈다.
와이퍼스의 운영자 황승용(37)씨는 “지난번에 와서 주웠을 때에도 한강사업본부가 ‘그렇게 많이 나올 수 없다’며 안 믿으셨는데, 오늘은 그것보다
50% 이상 더 주웠다. 이제 다들 쓰레기가 어디 있는지 아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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