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인컴퍼니, 대체육에 ‘푸드 업사이클링’ 적용
오비맥주, 맥주박 이용해 에너지바 개발
탄소 줄이기·기업 상생·신제품 개발을 한 번에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착한 소비가 주목 받는 가운데 식품업계에서도 ‘푸드 업사이클링’이 확산되고 있다. 콩비지, 깨진 쌀 등 그동안 당연히 버려졌던 식품 부산물이 친환경 제품들로 새롭게 탄생하고 있다.
1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푸드테크 스타트업 지구인컴퍼니는 푸드 업사이클링을 적용한 대체육 제품 언리미트 슬라이스를 17일 출시했다. 이번에 리뉴얼 출시된 언리미트 슬라이스는 대두에서 기름을 짜내고 남은 ‘탈지대두분말’, 현미를 도정할 때 나오는 껍질인 ‘미강’을 사용했다.
대두 분말은 풍부한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고 미강에는 쌀에 있는 영양소의 90%가 들어 있다. 영양소는 풍부하지만 자칫 버려질 수 있는 재료들이 업사이클링을 통해 다시 활용됐다.
언리미트 대체육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지구인컴퍼니는 본래 ‘푸드 업사이클링’에서 출발한 기업이다. 지난 2017년 민금채 지구인컴퍼니 대표는 버려지는 못생긴 농산물을 활용해 주스, 음료 등 제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지구인컴퍼니는 대체육 개발 사업에 힘썼지만 업사이클링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신제품 출시 외에도 지구인컴퍼니는 언리미트 생산에서 과정에서 나온 해바라기유를 비누공장에 재판매하고 있다.
오비맥주도 지난 2020년부터 푸드 업사이클 스타트업 리하베스트와 상생 협약을 맺고 맥주 부산물(맥주박)을 이용한 식품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초에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를 통해 리하베스트와 함께 개발한 맥주박 리너지바(RE:nergy Bar)를 선보이며 펀딩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리하베스트는 맥주와 식혜가 만들어지면서 연간 42만톤의 부산물이 발생하는데 대부분이 폐기 처리 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UNFAO)에 따르면 상품 가치가 떨어져 폐기되는 음식은 연간 13억 톤에 달한다. 이는 20억명 인구가 먹을 수 있는 양으로 전 세계 음식 소비량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푸드 업사이클링은 음식물을 폐기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실제로 리너지 가루 1㎏ 생산에 11㎏의 탄소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식품 업계에서는 ‘음식물 쓰레기를 재활용한다’는 이미지가 덧씌워질까 푸드 업사이클링을 망설여왔다. 또 업사이클링을 활용해 제품을 개발해도 소비자 인식 때문에 적극적으로 홍보하기를 꺼려왔다. 이 같은 이유에서 ‘업사이클링’은 대부분 패션 및 잡화 분야에서만 적용돼 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주목을 받으면서 식품기업들 사이에서는 신제품 개발과 ESG경영을 같이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푸드 업사이클링이 매력적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아울러 푸드 업사이클링이 식품 대기업과 중소 기업과의 상생 방안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식품 대기업은 푸드 업사이클링을 하는 중소기업과 협약을 맺고 제작 과정에서 배출되는 식품 부산물 처리 비용을 아낄 수 있다.
CJ제일제당도 4665명을 대상으로 약 8만3000건의 식단과 26만건의 조리 방법·메뉴를 빅데이터로 분석·조사해 발표한 ‘2022년 식문화 트렌드’에서 푸드 업사이클링을 트렌드로 선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로 웨이스트와 탄소저감, 지속가능함을 미션으로 최근 업계에서 푸드 업사이클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업사이클링에 대한 소비자 인식도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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