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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기업에 세제혜택…인센티브로 감축 유도해야
2022.02.22

안병옥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인터뷰
APG, 국내10개 투자기업에 탄소감축 요구
기후변화 대응이 기업 자산가치 지키는 길
탄소중립형 신기술 개발, 신성장경로 될 것
기후위기 대응기금·예결산제도 안착 주력
올부터 전국민 탄소중립실천포인트제 도입
일상 속 탄소중립 실천문화 확산에도 ‘앞장’

 

캡처.JPG

 

“ ‘탄소중립 조세제도 개혁’을 통해 기업들이 탄소감축에 적극적으로 나설 때 재무제표상으로도 이익이 된다는 것을 확인시켜줘야 합니다.”

 

안병옥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은 지난 17일 인천 서구 한국환경공단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나 “탄소중립은 화폐적인 부분으로 환산해도 편익이 더 많다는 게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인식”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특히 그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물론 운용 규모가 약 850조원에 달하는 네덜란드 공적연금 운용사(APG)가 삼성전자 등 국내 투자기업 10곳에 탄소 배출 감축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며 “기후변화에 대응하지 않는 기업의 자산가치는 하락한다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 산업구조에서 탄소중립은 반드시 가야할 길이라는 것이다.

 

그는 탄소중립을 ‘문명을 바꾸는 것’에 비유했다. 안 이사장은 “우리 제조업 비중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29% 정도로 유럽연합(EU) 등 주요 선진국보다 높고, 주력산업도 철강, 시멘트, 정유 등 탄소 고배출 업종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라면서도 “그러나 1조유로 규모의 ‘EU 그린딜’ 등 대규모 투자가 세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고, 우리도 한국판 그린뉴딜을 통해 2025년까지 61조원 수준의 투자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이를 마중물 삼아 탄소중립형 신기술을 개발해 나간다면 탄소중립이 새로운 성장경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안 이사장은 최근 대선후보 토론 과정에서 화제가 된 ‘RE100’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2050년까지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충당하겠다는 목표의 국제 캠페인이다. 안 이사장은 “직접 재생에너지를 생산하지 않고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구매나 제3자 PPA 등을 통해서도 참여할 수 있다”며 “아직 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다른 에너지원보다 비싸 부담을 느끼고 있지만, 우리도 10년만 지나면 화석연료보다 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더 싸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말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에 취임했다.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시민단체에서 일해온 그는 문재인정부 환경부차관 등을 역임하며 환경 정책을 입안하는 역할을 주도해왔다. 집행기관인 공단 이사장으로 일한 한 달여 동안 그가 꼽은 최우선 과제는 무엇일까.

 

안 이사장은 먼저 기후대응기금과 온실가 감축인지 예결산제도를 언급했다. 그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이 제정되면서 만들어진 2조5000억원 규모의 기후위기 대응 기금을 수탁운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온실가스 예결산제도에 대해서도 “정부 모든 정책을 탄소중립 관점에서 검토하고 결과가 예결산으로 수렴되는 중요한 제도”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안 이사장은 공단이 탄소배출권 거래제(ETS) 대상기업의 탄소중립 설비지원 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탄소중립설비 지원사업’이 대표 사례다. 안 이사장은 “2020년까진 공단에서 폐기물 부분만을 대상으로 13억원 수준의 보조금을 지원했지만, 지난해 전업종을 대상으로 147억원, 올해엔 979억원으로 늘려 그 중 904억원을 공단에서 집행한다”며 “올해부턴 보조금 지원비율도 중소기업은 70%까지 늘리고 지원금의 상한액도 전년도 30억원에서 60억원으로 증액했다”고 말했다. 이미 지난 1월 21일까지 39개 업체가 신청한 상태다.

 

그는 “올해부터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일상 속 실천문화 확산을 지원하는 ‘탄소중립실천포인트’ 제도를 시작했다”며 지속적인 탄소중립을 위해선 사회전반의 강력한 공감대 조성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제도는 전자 영수증 발급, 배달앱 주문 시 다회용기 사용, 화장품·세제를 리필스테이션에서 리필 받거나 무공해차를 대여하는 등 탄소중립 활동을 실천할 경우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연간 최대 7만원까지 지급하는 것이다. 지난달 19일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이미 7만7000명 가량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안 이사장은 “앞으로 더욱 다양한 아이디어를 취합해 획기적인 탄소중립 실천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용훈 기자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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