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덕에서 대규모 산불이 발생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16일 오전 2시 18분께 재발화한 산불로 결국 가장 높은 수위의 3단계 동원령이 내려졌다. 3단계 동원령은 예상 피해 면적이 100ha 이상일 때 내려지는 동원령이다. 광역 단위의 가용 인력 및 장비가 총투입된다. 인력 피해가 없도록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아직 화재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다.
산림청에 따르면, 작년 총 349건의 산불이 발생했는데 그 중 가장 많은 산불 원인은 바로 입산자의 실수(입산자실화38%, 133건)다. 쓰레기를 소각하면서 발생한 산불도 7%(27건)다. 담뱃불로 발생한 산불(9.7%, 34건)은 이보다 더 많다.
작년 한 해에만 산불로 사라진 산림은 765.89ha. 여의도(260ha)의 2.94배가 한 해에만 산불로 사라졌다. 10년 평균으로 보면 매년 평균 1087ha에 이른다. 여의도 4배 크기다. 10년 평균에서도 가장 많은 산불이 입산자 때문에 발생했다. 3건 중 1건꼴이다. 코로나 장기화로 등산객이 급증하면서 산불 위험도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국토면적 중 63.6%가 산림으로, 이는 OECD 국가 중 핀란드, 스웨덴, 일본 다음으로 많은 비중이다. 하지만, 10년 전보다 약 8만ha가 감소했다. 특히나 최근 이상기후로 인해 온도가 상승하고 습도가 감소하면서 산불이 발생할 위험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형 산불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2020년엔 고성(123ha), 울주(519ha), 안동(1944ha) 등에서 연이어 대규모 산불이 발생했다. 경북에서만 최근 3년간 축구장 3300개 이상 면적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다.
산림은 생태계의 탄소저장고로,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 및 기후 변화 완화에 핵심이다. 현재 국내 산림의 59.3%는 21~40년생으로 탄소흡수량이 많은, 귀한 나이대의 나무들이다. 문제는 그 뒤를 이을 연령대의 나무가 부족하다는 데에 있다. 인구구조로 치면, 4050에 비해 2030이 부족한 셈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급격한 노령화가 우려된다. 탄소흡수량도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시 말해, 신규 산림이 성장하기까지 현 산림 자원이 더 소중한 자원인 셈이다. 이처럼 소중한 나무들이 한순간에 사라지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생각 없는 등산객의 실수로. 쓰레기 소각으로. 담뱃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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