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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뉴스
“그린워싱은 가라” ‘팬덤’ 입는 업사이클링
2022.01.05

ESG 연말정산 리포트 ③UPCYCLE
재고 옷과 화장품 용기
미술 작품으로 재탄생
일회성·결국 쓰레기 비판도
“업사이클링 본질 고민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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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서울 마포구 홍대 무신사 오프라인 매장, 2층 디스플레이 매장으로 들어서는 입구 한 켠에 무신사 스탠다드 재고 패딩을 이어 붙여 만든 소파와 침대가 다소곳이 놓여 있었다. 연진영 작가와 협업해 만든 ‘지속가능성의 방’이라는 푯말을 보자 무신사 스탠다드의 핵심 가치가 읽혔다. 타임리스(Timeless), 빠른 주기로 트렌드가 바뀌는 패션 시장의 흐름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미다.

 

#. 지난해 10월 세종문화회관에서는 공병 1652개로 제작한 작품이 전시됐다. 아모레퍼시픽이 소비자가 반납한 공병으로 만든 업사이클링 미술 전시다. 빛바랜 공병을 작품으로 승화시켜 자원순환의 의미를 담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패션·뷰티기업들이 버려지는 자사 제품을 재활용해 업사이클링 작품이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를 잘 들여다보면 ‘꿩도 먹고 알도 먹겠다’는 마케팅 전략과 맞닿아 있다. 대량 생산으로 제품 값을 낮추는 생산구조에서는 재고가 불가피하게 나올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업사이클링 전략은 재고 문제도 일부 해결하고 친환경 브랜드 이미지도 구축하겠다는 속내가 깔려 있다.

 

문제는 끊임없이 지적되는 ‘그린워싱(Green washing)’ 논란이다. 그린워싱은 위장 환경운동을 지칭하는 말이다. 기업들의 친환경 시도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는 경우가 많고 재고로 만든 작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쓰레기를 양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이 만든 ‘리필 스테이션’도 전용 플라스틱 용기만 사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지적을 받았다. 파우치형 리필팩, 일회용 샘플 등 일회용 포장용기가 다수 비치돼 있어 친환경 취지를 살리기엔 여전히 부족하다는 비판이다. 이에 아모레퍼시픽은 환경기업 테라사이클(Terra Cycle)과 함께 매년 플라스틱 공병 100t을 재활용하고 이를 아모레퍼시픽 제품과 집기 등에 활용하기로 했다. 활용 비율은 올해 20%, 2025년에는 50%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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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인더스트리FnC의 경우 2012년에 국내 대기업 최초로 론칭한 업사이클링 브랜드 래코드(Re;Code)를 통해 친환경 경영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재고로 버려지는 제품을 옷이나 패션소품으로 업사이클링하는 래코드는 시장성과 퀄리티를 따져 ‘상품성 있는’ 컬렉션을 만들어 판매한다. 자투리 조각으로 이어붙인 래코드만의 패턴에 열광하는 팬덤이 형성될 만큼 인기다. 올해 9월 20일 개최된 제76회 UN 총회에서 방탄소년단이 입은 슈트도 래코드 의류로 해외 명품 컬렉션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백화점은 국내 업사이클링 브랜드를 알리는 방향으로 ESG 경영을 진행하고 있다. 아이디어가 풍부한 스타트업과 협업해 상생 경영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공식 온라인몰 더현대닷컴에 친환경·윤리적 상품 편집숍인 ‘그린프렌즈관’이 오픈됐고 80여개 브랜드의 3000여 상품이 선보여졌다. 백화점 업계 최초로 점포 외벽에 내걸었던 폐현수막을 업사이클링해 가방으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롯데홈쇼핑도 지난 7월 업사이클링 기업과 협업하는 ESG 실무 사내 전담팀을 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ESG 경영이 보여주기식이라는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업사이클링에 대한 근본적인 의미부터 되짚어봐야 한다”라며 “기획 과정부터 시장에 내놓아도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제품으로 업사이클링 시장을 바라봐야 하고, 맞물려 생산·유통 과정에서 투자해야할 부분이 무엇인지 파악해 마케팅 전략과 연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정아 기자

 

dsun@heraldcorp.com

 

http://biz.heraldcorp.com/view.php?ud=20211229000454&ACE_SEARC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