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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업계, 기후위기 지속가능 로드맵 제시하면 위상 더 올라갈 것”
2021.12.07

케이팝 팬과 K엔터사들 ‘지속가능한 케이팝’ 업계 변화 위한 첫 간담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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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케이팝 팬들과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기후위기 시대에 케이팝 산업을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하게 바꿔가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케이팝포플래닛이 6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과 함께 ‘K엔터 사업, 지속가능성을 이야기하다’ 간담회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었다. 국회 과학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이원욱 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이번 간담회는 최근 영국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홍보대사였던 케이팝 그룹 블랙핑크와 긴밀히 협업한 주한 영국대사관 마크버티지 경제참사관이 축사를 전하기도 했다.

 

간담회는 케이팝포플래닛 이다연 활동가의 ‘케이팝 및 팬덤 문화와 기후행동' 발제로 문을 열었다. 이 활동가는 “케이팝 팬의 상당 수를 차지하는 MZ세대는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를 가장 크고 직접적으로 겪는다는 점에서 기후위기 감수성이 높고 직접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올해 케이팝포플래닛의 각종 캠페인 서명에 참여한 누적 인원만도 83개국 이상 2만 명을 넘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케이팝 팬들은 이미 좋아하는 아이돌 이름으로 숲을 조성하거나 기후위기 피해자들을 돕는 등의 기후 행동을 활발히 해왔다. 하지만 케이팝 문화 전반을 바꾸기 위해서는 생산자인 엔터사들의 참여와 소통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세계적으로 몇 백만장씩 팔리는 케이팝 아티스트들의 앨범이 포장지를 최소화하고 친환경 재질을 사용한다면 얼마나 많은 자원을 아낄 수 있겠냐. 이처럼 기업들이 ESG를 실천한다면 MZ세대 소비자들은 우리 미래를 소중히 여긴다고 느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K엔터사들의 ESG 도입 방향성’ 발표를 맡은 시더바우 새지 부산대 한국학 교수는 “코로나 시대에 케이팝을 비롯한 한류 문화는 수익과 영향력 측면에서 오히려 큰 성장을 보여줬다”면서 “환경과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이 높은 이때, 케이팝 업계가 지속가능한 로드맵을 제시한다면 그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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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가 내년 콘서트 투어에서 2016-17년 대비 탄소 배출을 50% 줄이겠다고 하는 등 해외에서는 저탄소 콘서트에 대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글로벌 흐름에 뒤쳐지지 않으려면 케이팝 콘서트에도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음악 스트리밍 시장이 확대하는 만큼, 그 서비스를 100% 재생에너지로 제공하는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어진 토론회에는 K엔터 업계 관계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김명수 한국연예제작자협회 본부장과 오현숙 KBS 제작2본부 예능센터 PD, 임동아 네이버 ESG 이사, 조한규 카카오엔터 부사장 등이다.

 

김명수 본부장은 "연예산업은 환경산업이라 자부하고 있었다. 오늘 간담회 발제를 들어보니 더 힘써야 할 게 많구나 하는 걸 느꼈다"면서 "과거 ‘내일이면 늦으리’ 환경콘서트를 했는데, 이 콘서트가 부활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케이팝 팬들과 함께 서울 등지에 연예인 숲을 조성해온 조윤환 서울환경연합 팀장은 토론에서 업계의 의지와 전세계 1억 한류 팬들의 참여가 어우러진다면 어떤 기후운동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케이팝 팬과 엔터테인먼트 관계자 등이 한 자리에 모여 문화적 영향력을 통한 기후위기 대응책을 논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자리를 마련한 이원욱 의원은 “기후위기 대응은 모두의 사회적 책무”라며 “케이팝팬들의 요구에 맞춰 K엔터산업에서도 ESG 기조를 도입한다면 새로운 엔터 문화의 표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앞으로의 협업을 더욱 강조했다.

 

케이팝포플래닛은 이 의원, 업계 관계자 등과 함께 ‘지속가능한 케이팝 이니셔티브’를 구성해 논의를 구체화하고 실천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한편 케이팝포플래닛은 ‘죽은 지구에 케이팝은 없다’ 캠페인에 참여한 1만 명의 서명을 하이브와 YG, SM, JYP 등 주요 엔터테인먼트사 관계자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이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총 83개국, 15개 팬덤에 속한 케이팝 팬들은 케이팝 엔터테인먼트사에 앨범 및 굿즈의 플라스틱 사용 최소화, 탄소배출이 적은 공연 개최, 아티스트와 함께 기후위기를 알리고 행동하기 등을 요구해왔다.

 

케이팝포플래닛은 케이팝 팬들이 주도하는 기후행동 플랫폼이다. 지난 3월부터 공식 활동을 시작했으며, 전세계 팬들과 함께 정부 및 기업 등을 대상으로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대표적인 캠페인으로는 ‘죽은 지구에 케이팝은 없다’와 강원도 삼척 맹방해변을 지키기 위한 ‘세이브 더 버터 비치’, 2022년 중 케이팝 저탄소 콘서트 개최를 요구하는 ‘제로 에미션 콘서트’, 인도네시아 전자상거래 기업 토코피디아에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요구하는 ‘토코피디아 포 부미’ 등이 있다.

 

wp@heraldcorp.com

 

http://biz.heraldcorp.com/view.php?ud=20211207000001&ACE_SEARC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