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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식물성 대체육’...건강한 멋쟁이, 스타일이 ‘뿜뿜’ [P-코노미가 온다 ④Protein]
2021.11.18

식품업계 패러다임 변화
팬데믹 기점 지속가능·안정성 관심
채식주의자들의 틈새 수요 벗어나
일반가정 주방으로 급속하게 확산
다양한 성분 개발 해산물까지 확장
콩·클로렐라·루핀 등 원재료도 다양
대중화 넘어 ‘가정웰빙의 시대’ 예고

 

캡처.JPG

 

 

팬데믹(전염병의 전 세계적 대유행)이후 식품업계에서 가장 혁신적으로 패러다임(체계)의 변화가 나타난 것은 ‘프로틴(Protein)’이다. 변화의 중심 축은 ‘식물성 단백질’이라는 메가 트렌드로, 이는 건강 뿐 아니라 가치 소비인 ‘프리미엄(Premium)’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다. 현재 대체육 시장은 거침없는 속도로 성장 중이다. 불과 십여 년 전만 해도 콩고기에 불과했던 ‘단순 대체육 시대’를 지나, 다양한 종류가 쏟아지고 맛과 질감이 개선된 2차 ‘대중화 시대’를 맞았다. 여기서 한 걸음 나아가 보다 건강한 대체육으로 가정에서 직접 요리하는 3차 ‘가정 웰빙 시대’로의 성장이 예상된다.

 

콩고기를 질겅거리며 씹어야했던 채식인은 사라졌다. 채식인만 찾던 콩고기 시대에서 다양한 제품들이 대중적으로 소비되는 대체육 ‘붐(boom) 시대’가 열린 것이다. 해외 트렌드 분석가들은 대체육 시장이 이미 틈새시장을 떠났으며, 이제는 대체육 구매가 일상적 일이 되고 있다고 보고있다.

 

급성장의 기폭제는 팬데믹이었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는 “코로나19 사태로 건강과 지속가능성, 식품 안전성,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체육 분야가 넓어졌다”고 분석했다. 전 세계 대체 단백질 시장(두부 제외, 유로모니터)은 지난 2019년 37억 190만 달러(한화 약 4조 3712억 원)에서 올해는 55억 8770만 달러(한화 약 6조 5979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단백질 개발에 대한 식품업체들의 치열한 경쟁이 일면서 이제는 결대로 찢어지는 닭고기나 쫄깃한 소시지, 야들야들한 연어까지도 구현이 가능해졌다. 영국의 퀀(Quorn)은 일찌감치 버섯균류를 통해 단백질을 개발했으며, 미국의 비욘드미트(Beyond Meat)는 작두콩으로 만든 ‘비욘드 치킨 텐더’를, 이스라엘의 이노바프로(InnovoPro)는 세계 최초로 병아리콩 대체육을 지난달 출시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코리아의 문경선 식품·영양 부문 총괄연구원은 “유럽에서는 클로렐라 등 해초로 만든 단백질 가루가 활발하게 소비되고 있으며, 중동의 대표 베이커리 기업인 모던베이커리(Modern Bakery)는 루핀(Lupin, 꽃의 씨앗 종류)으로 식물성 빵과 케이크를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루핀 단백질은 밀가루와 성질이 비슷해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해산물의 경우 굳이 대체 식품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없었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우은정 코트라(KOTRA) 미국 로스앤젤레스무역관 관계자는 “해양 생태계 파괴나 중금속 및 미세 플라스틱 섭취 문제가 대두되면서 해산물 역시 대체육이 주목받기 시작했다”고 했다. 미국의 비영리기구 굿푸드인스티튜트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식물 기반 해산물 매출액은 전년 대비 23% 성장한 약 1200만 달러(한화 약 141억 원)로, 이는 식물성 우유(20%)의 증감률보다 높다.

 

소비 공간도 대중화되고 있다. 채식전문점이나 햄버거 가게 뿐 아니라 카페나 일반 식당에서도 대체육을 즐길 수 있다. 국내에서도 스타벅스나 투썸플레이스에서 대체육 샐러드나 샌드위치 등을 진열하기 시작했다. 투썸플레이스 관계자는 “젊은 층의 가치소비 트렌드와 중장년층의 건강식에서 대체육이 주목받는 점을 고려했다”며 “접근성이 떨어졌던 대체육을 카페에서 쉽게 즐길 수 있어 고객반응이 좋다”고 했다. 미국 ‘잇저스트(Eat Just)’의 식물성 계란 ‘저스트에그(JUST Egg)’를 레스토랑에서 사용하고 있는 남정석 ‘로컬릿’ 셰프는 “달걀 특유의 비린내가 없고, 달걀이 깨지면서 들어가는 이물질도 없으며, 조리 또한 간편하다. 파스타나 크레이프 반죽 등에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관련 기술이 ‘보다 지속가능한 생산 방식’을 고민할 것으로 예측된다. 주목받는 기술은 미생물을 이용한 ‘발효 테크’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파리지사 관계자는 “정밀 발효기술은 친환경, 건강, 지속가능성 트렌드와 맞물려 미래먹거리 시장의 핵심기술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했다. 정밀 발효 기술은 해조류나 곰팡이 등 새로운 미생물에서 복잡한 유기 분자구조를 만드는 것을 말하며, 최근에는 해조류 미생물을 통한 단백질 개발이 활발하다. 미국 식품조사업체 라보뱅크(Rabobank)에 따르면 해당 기술은 지속가능한 생산 뿐 아니라 더 우수한 영양성분의 제공, 특히 동물 단백질의 식감과 맛의 구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미국의 에브리컴퍼니(Every Company)의 경우 발효테크를 통해 계란 흰자를 대신할 ‘클리어에그(ClearEgg)’를 개발했다. 물에 녹는 수용성 단백질로, 점성을 위해 베이커리나 음료 등에 사용할 수 있다. 맥주에 넣으면 흰 거품이 올라오면서 단백질까지 보충된다.

 

다만 현재 쏟아지는 제품 중에서는 ‘건강’과 그리 연관성이 없는 제품들도 있다. 고기 맛을 내기 위해서, 또는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인공첨가물이 다량 첨가되거나 설탕과 소금, 기름이 필요 이상으로 들어간 경우다. 하지만 향후에는 보다 건강한 대체육이 주목받는 ‘웰빙 시대’가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신제품 중에는 첨가물을 줄이고 유기농 재료의 사용, 유전자변형농산물(GMO)프리· 글루텐프리· 알레르기 프리에 해당하는 제품들이 많다.

 

보다 건강해진 대체육 제품은 가정 내 주방으로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외부에서 완성된 음식을 통해 대체육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계란이나 우유처럼 대체육을 일상 식재료로 구매하게 될 것이며, 이에 따라 제품은 요리에 적합하도록 고기 부위별이나 음식 종류별로 세분화된 흐름이 기대된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2021년 식물성 기반 식품 트렌드’를 발표하며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채식 요리를 만드는 가정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육성연 기자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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