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부터 서울시청 인근 시범운영
매장컵이나 다회용컵만 이용 가능
비싼 보증금·세척 불신 등 불만도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오늘부터 저희 매장에서는 ‘에코 매장’으로 운영돼 일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매장용 컵을 이용하시거나 1000원의 보증금이 필요한 다회용컵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단계적 일상 회복 시행 후 첫 주말인 6일, 서울시청 인근 스타벅스 매장에서 직원들은 고객들의 주문을 받을 때마다 스벅의 일회용컵 정책을 일일이 설명하고 있었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가 이날부터 제주에 이어 서울 지역 일부 매장에서도 ‘일회용컵 없는 매장’을 시범 운영하면서 바뀐 매장 정책을 모르는 고객들이 많은 탓이다.
해당 매장에서는 매장용 머그잔이나 개인컵, 보증금이 필요한 다회용컵에 모든 음료를 제공하고 있었다. 시내 나들이를 나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개인컵 소지자는 거의 없어 머그잔이나 다회용컵을 선택해야 했다.
특히 다회용컵은 보증금을 1000원 추가해야 한다고 설명하자 당혹스러워 하는 고객들이 많았다. 이에 다회용 컵 보다는 매장용 컵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카페에서 토익 공부를 하던 대학생 김모(23)씨는 “다회용컵은 보증금도 비싸긴 하지만 직접 헹궈서 반납해야 한다고 한다기에 귀찮을 것 같았다”며 “오랜만에 매장용 머그컵을 선택해 음료를 마시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고객들은 직원이 다회용컵 이용을 설명하면서 “나중에 컵을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며 매장 한쪽에 있는 컵 반납기를 가르키는 모습을 보고 자신의 주문 차례가 오기 전에 매장을 떠나기도 했다. 인근 사무실에서 주말 근무를 서고 있다는 이모(42)씨는 “주말 근무를 하는 팀원들을 위해 커피를 사러 왔는데 다회용컵 밖에 쓸 수 없다고 하더라”며 “여러 잔을 사야 해서 보증금이 부담스러운데다 다시 반납할 시간도 없을 것 같아 다른 커피전문점으로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모든 고객이 다회용컵 사용을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진 않았다. 한 고객은 처음으로 사용하는 다회용컵을 보여주려고 하는지 컵 반납기 앞에서 ‘인증샷’을 찍기도 했다. 이날 스타벅스 시청점을 방문한 박모(44)씨는 “내가 좀 귀찮아지더라도 탄소가스 배출이 줄어들고 환경을 보호할 수 있다면 기꺼이 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스타벅스의 다회용컵 사용에 대한 반응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한 커뮤니티 이용자 '영*'는 “스타벅스는 늘 '굿즈 대란'이 있어 다회용컵을 1000원에 사는 셈 치고 반납하지 않는 경우가 많을까 걱정했다”면서도 “이번 다회용컵에는 스타벅스 로고가 없어 굳이 소장하려는 사람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 '탈***'는 “아메리카노나 차 종류는 몰라도 휘핑크림이 들어가는 음료를 담아 마시면 세척이 잘 될지 의문”이라며 “깨끗하게 씻지 않고 재사용될까봐 찝찝하다”고 우려했다.
한편 스타벅스는 지난 4월 지속가능성 중장기 전략인 ‘베터 투게더(Better Together)’를 발표한 이후 일회용컵 사용률 0%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7월 제주지역 4개 매장에 일회용컵 없는 매장을 시범 운영한데 이어 서울 지역에서도 서울시청 인근 12개 등 20여개 매장에서도 이날부터 일회용컵을 없앴다.
http://biz.heraldcorp.com/view.php?ud=20211106000113&ACE_SEARC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