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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 걱정하는 플렉시테리언, ‘채식’ 큰 축 됐다 [서울 제·비족은 지금①]
2021.07.06

달라지는 채식 지형도…‘기후위기 막으려 채식’ 늘어
‘실크 치실’·‘돈모 칫솔’ 사용, 동물권 중심 채식주의와 달라
‘파 테크’·‘당근마켓 거래’등 생활밀착형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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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제로웨이스트’(쓰레기 줄이기)와 ‘비건’(채식주의)을 동시에 실천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앞글자를 따서 일명 ‘제비족’, ‘제비클럽’ 등으로 불린다. 플라스틱을 비롯해 자연에서 쉽게 분해되지 않는 일회용품을 줄이는 건 물론이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소고기 섭취까지 줄이며 비건에 도전하는 이들이다. 기후위기의 절박함이 이들을 이끌었다.

 

▷“소고기 안 먹습니다…‘온실가스’ 때문에” = 소고기는 1kg을 소비할 때마다 이산화탄소가 25.6kg 배출되는 대표적인 ‘탄소 발자국’(Carbon Footprint·이산화탄소 발생 정도) 품목이다. 유통·생산·운송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의 양이 상당하다. 특히 해외 수입 육류는 짧은 운송 경로를 그리는 국내산 육류보다 탄소발자국이 더 짙다. 소고기 섭취를 줄일 수록 환경에 더 이로운 건 당연한 일이다.

 

‘서울 채식 지도’를 만든 박상진 채식한끼 대표는 “어플 사용자들의 관심 분야에서 ‘환경’이 건강·동물 카테고리와 함께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대중적으로는 동물권 중심의 채식지향성 운동이 많이 알려져있지만, 실제로는 기후위기 측면에서 관심을 가지는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환경을 위해 낮은 단계의 채식을 지향하는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 유동적 채식주의자)들이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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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비건은 모든 동물성 재료를 지양하지만, 기후위기가 동기인 ‘제·비족’들은 환경을 위해서라면 동물성 재료도 마다하지 않는다. 실제 여러 제로웨이스트샵에선 동물성 원료로 만든 제품들을 쉽게 만나 볼 수 있다. 대나무 칫솔대에 돈모(돼지털) 솔을 사용한 칫솔이나 실크(누에고치에서 추출한 명주)로 만든 치실 등이 대표적이다. 환경교육강사 신숙희 씨는 “플라스틱 칫솔보다 자연에서 더 쉽게 썩고 기후위기를 지연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원료를 사용한 것”이라고 했다.

 

▷‘파 테크’ ‘당근마켓’ 익숙하다고?…당신도 이미 제·비족 = ‘제·비족’들은 여러 형태로 활동 폭을 넓히고 있다. 파 값 폭등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파테크’(파를 직접 길러 파값을 아끼는 재테크)부터, ‘당근마켓’ 등을 통한 중고거래 등도 제비 운동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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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파 테크’를 통해 제로웨이스트에 나선 대학생 성지연(22) 씨는 “간단한 채소류를 직접 길러먹거나, 집 주변 상점에서 조달하면 유통·생산·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발자국을 줄일 수 있다”며 “파값이 비싸서 시작된 유행이지만, 알고보면 낭비되는 비닐 포장재를 줄이고 채식까지 할 수 있어 알게 모르게 제비 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중고거래도 제로웨이스트에 동참하는 방법 중 하나다. 오신혜(30) 서울환경연합 활동가는 “요즘 한 번씩은 다들 이용해봤다는 당근마켓 중고거래도 ‘기존 물건을 재활용’ 한다는 측면에서 환경에 보탬이 된다”이라며 “나도 모르게 이미 실천하고 있었던 습관들을 계속해서 이어가기만 해도 기후위기에 많은 보탬이 된다. 제비의 삶이 멀리 있지 않다는 점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kacew@heraldcorp.com

 

http://biz.heraldcorp.com/view.php?ud=20210323000185&ACE_SEARC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