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온 높아졌다’ 말보다 ‘시각화’ 효과
‘지구의 심장박동’ 진행한 아티스트들
비대면 포럼에도 웨비나 시청·채팅...
“기후행동 어떻게 독려할까” 질문 이어져
‘달라진 세계지도, 새빨간 바다.’
‘2095년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2000가구가 집을 잃었다’거나 ‘2099년의 바다는 2021년보다 170% 산성화되고, 수온이 3.5℃ 가량 높아졌다’는 말보다 더 직관적·효과적으로 경종을 울릴 수 있는 표현 방식이 바로 시각화다.
10일 서울 노들섬에서 열린 제1회 H.eco포럼에 구글 아트 앤 컬처의 지구의 심장박동(Heartbeat of the Earth)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아티스트들이 모였다. ‘지구의 심장박동’은 전세계에 있는 웹 기반 아티스트들이 기후위기와 관련된 다양한 데이터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구글에서 지난해부터 진행한 프로젝트다.
핀란드의 티모 아호와 페카 니티비르타, 조나단 히르데는 해안선 역설(Coastline Paradox)이라는 작품을 선보였다. 이들은 2000년부터 2300년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변화하는 해안선을 흰색 선으로 표현했다.
이탈리아에서 참여한 아트디렉터 크리스티나 타르퀴니는 산성화되고 있는 바다로 뛰어들자(Diving into the Acidifyng)는 프로젝트를 통해 바다의 이산화탄소 증가와 온도 상승이 해양 생물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시각화했다.
데이터 아티스트 민세희 씨는 머신러닝을 이용해 기후위기로 인해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변화를 나타냈다. 민씨는 “북극곰이 얼음 위에서 떠내려가는 모습을 본다고 해도 제 주변 환경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어려웠다”며 “지구온도가 1℃ 올라갈 때 내 주변 꿀벌은 몇 퍼센트나 사라지는지 등을 시각화하면 사람들이 조금 더 기후변화의 영향을 인지할 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H.eco포럼은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됐지만 참석자들은 온라인 중계의 실시간 채팅을 통해 자유로운 의견을 드러냈다. “이제 4계절이 사라지고 여름만 남을 것 같다”며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깨달은 참석자부터, 생산적인 대응책을 고민하는 참석자까지 다양한 의견이 실시간으로 공유됐다.
첫번째 세션 ‘초국가적 기후대응’을 경청한 한 참석자는 “10년 후의 모습이 우려된다”며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를 제시할 때도 인간과 자연의 측면을 연결해야 하는 게 기본인 걸 알았다”고 말했다.
정치의 중요성을 실감한 참석자도 있었다. 한 참석자는 “시민 개개인의 작은 실천만을 이야기하는 상황만 반복된다”며 “실제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정책을 만들지 않으면 평범한 시민들은 폭염, 홍수로 먹거리가 무너지는 상황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기후위기 엑티비즘’ 세션의 시청자는 “특색있는 강연 덕분에 새로운 다짐이 생겼다”며 “프린스EA가 제시한 카이젠을 통해 기후위기 시계의 시간이 늘어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기후시민 토크’ 패널들에게도 질문이 이어졌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행동을 주변 사람들에게 어떻게 독려해야 효과적인가”라는 질문에 조은별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 활동가는 한 건물 출입구에서 젖은 우산을 담기 위해 새 비닐이 아니라 사용된 비닐을 집어들었던 일화를 설명했다. 조 활동가는 “얼마나 많은 온실가스 내뿜는지에 대한 통계를 머릿 속에 넣으려고 노력하지만 정보는 금방 사라진다”며 “수치를 부를 때보다 행동으로 보여줄 때 함께 할 수 있다”고 답해 호응을 이끌었다. 주소현·김빛나·홍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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