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co포럼’ 22일 서울 반포 세빛섬서 개최
기후위기 국제적 공동대응은 필수이자 기본
韓, 아시아 ‘그린 리더’...EU·日과 협력 관건
각 분야 전문가 에너지 대안 심도 있게 논의
‘제3회 헤럴드 에코어워드’ 시상식도 함께 진행
이상기후는 이제 인류가 직면한 현실이다. 전 세계 곳곳이 끊임없는 이상기후에 시달리고 있다. 폭염, 극심한 가뭄과 산불, 폭우와 홍수, 산사태.... 지역을 막론하고 전 세계는 이상기후로 일상을 위협받는 지경에 도달했다.
이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지난해 5월부터 지난 4월까지 전세계 기온은 이미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1.58도 오른 것으로 관측됐다. 유엔 ‘기후변화에관한국가간협의체(IPCC)는 2018년 인간의 대응으로도 기후변화와 생태계 붕괴를 막을 수 없다는 임계점을 ’1.5도‘로 정했다. 이 임계점을 돌파한 셈이다.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온열질환과 침수로 매년 인명피해가 확산되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사과와 김, 커피와 초콜릿 가격 폭등 등 식량위기로 이어졌다.
이제 남은 시간이 없다. 기후위기에 즉각적인 대응이 시급하다. 특히, 전 세계 공통 목표인 탄소중립을 실현하려면 화석연료에 의존하던 기존 에너지 시스템의 틀을 깨야 한다.
4회째를 맞이하는 ‘H.eco포럼(헤럴드환경포럼)’의 올해 주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에너지 대전환(The Transition: Blue, Clean and Green)’이다. 오는 22일 서울 반포 세빛섬 가빛 컨벤션홀에서 열린다. 정부와 산업계, 학계와 시민, 활동가 등 다양한 시각의 전문가가 모두 모여 지속가능한 성장을 고민하고, 특히 에너지 분야의 대안을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아시아 유일 ‘그린 리더’...EU·日과 협력 관건=전지구적 기후위기에서 국제적 공동 대응은 필수이자 기본이다. 김상협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과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유럽연합(EU)대표부 대사, 노부오 타나카 전(前)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 등은 각각 축사와 특별연설, 기조연설을 통해 기후위기 대응에서 한국의 리더십과 다자간 협력 방안을 조명한다.
김 위원장은 기업들의 탄소감축 노력이 인정 받을 수 있도록 수용성·확장성 있는 체계를 설계하고 한국이 글로벌 탄소중립 흐름 속에서 규범이 되기 위한 지원 방안을 설명할 예정이다. 한국은 ‘MIT 기술 리뷰(MIT Technology Review)’이 꼽은 ‘그린 리더’ 중 8위로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포함된 국가다.
페르난데즈 대사는 녹색 전환 혁신 및 기술 분야에서 한국과 EU의 협력을 전망한다. EU와 한국은 지난해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재생에너지 3배, 에너지 효율 2배’ 확대 서약을 비롯해 여러 국제적 합의에 동참하고 있다.
타나카 전 사무총장은 에너지 전환을 적극 선도하는 EU에 대응할 한일 양국의 시너지를 조망한다. 과거 양국이 화석연료 수입국으로 액화천연가스(LNG) 황금기를 이끌었듯 미래 에너지원인 수소와 암모니아 공급망 구축에서도 양국이 주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게 그의 분석이다.
▶‘기후자본주의’ 시대...탄소중립은 생존의 문제=이어지는 세션1에선 ‘넷제로를 위한 에너지 전환’이란 주제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강연 및 패널 토론에 나선다. 기후위기 대응과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이란 두 가치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정책을 모색하는 자리다.
전 외교부 기후변화대사인 유연철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사무총장이 좌장을 맡아 ‘한국판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같은 기후위기 대응 정책을 강조할 예정이다.
패널로 최연우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정책관, 이창흠 환경부 기후탄소정책실장,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등이 참여, 강연 및 토론에 나선다.
최 정책관은 국내 산업 경쟁력을 강화를 위한 탄소감축 비용 절감 방안을 제안한다.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과 비용 효율성을 확보하려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청정에너지를 동원하자는 취지다.
이 실장은 기후환경 측면에서 새로운 경제 질서로 전환을 모색한다. 배출권 시장 활성화를 비롯해 전기차 보급 및 인프라 확충, 순환경제 생태계 조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지원 등이다.
홍 교수는 자본주의가 기후를 중심으로 완전히 뒤바뀌고 있다고 진단하며, 전통적인 국제 무역 질서와 규범을 넘어선 파격적인 ‘뉴노멀’이 정착할 2020년대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의 의미를 전할 예정이다.
▶태양광과 풍력, SMR이 그릴 에너지의 미래=‘에너지의 미래-Blue, Clean and Green’이란 주제로 열리는 세션2는 주요 기업의 에너지 전환 사례를 살펴보고 기후위기 대응 방안을 점검하는 패널 토론이 예정돼 있다.
좌장을 맡은 김기홍 맥킨지앤드컴퍼니 파트너는 대체연료 전환과 전기화 추세를 통해 수요의 구조적 변화를 전망한다. 김 파트너는 2035년까지 18조 달러(한화 2경 4650조원) 규모의 기후위기 대응 투자 속에서 기회를 잡기 위한 추진 방향을 설명한다.
덴마크 해상풍력 기업 오스테드의 안드레아스 뭉크 얀선 오스테드 아시아·태평양 운영 책임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재생에너지 생산과 투자 유치 및 일자리 창출 기회를 논의한다. 오스테드가 최근 900㎿ 규모의 창화1·2a 해상풍력단지를 완공하면서 대만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단지 보유국이 됐다.
정규창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사업지원팀장은 태양광발전의 경쟁력을 강조할 예정이다. 태양광은 다른 발전원보다 상대적으로 유지·보수 비용이 적은 덕에 이미 ‘그리드 패리티(신재생에너지 발전단가와 화석에너지 발전단가가 유사해지는 지점)’에 도달했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무탄소 에너지’로 원자력의 역할에 주목한다. 특히 SMR(소형모듈원전)이 대형 원전보다 안전하고, 재생에너지보다 지속적인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을 설명하며, 온실가스 감축 수단이 될 수 있는지 논의할 예정이다.
▶채식과 플로깅으로 기후위기 대응하자=이날 포럼엔 ‘제3회 헤럴드 에코어워드’ 시상식도 함께 진행된다. 대상 수상의 영예는 방송인 줄리안 퀸타르트과 해양환경단체 ‘디프다제주’가 차지했다. 공동대상은 의생활 캠페인을 진행하는 ‘다시입다연구소’와 멸종위기종을 그리는 프로젝트 ‘숨탄것들’에게 돌아갔다.
줄리안 퀸타르트는 방송인이자 EU 기후행동 친선대사로 다수의 환경 및 채식 관련 행사와 방송에서 꾸준히 기후위기의 위험성을 대중들에게 알리고 있다. 2022년에는 주한외국인자원봉사센터를 설립해 약 1년 6개월 동안 1300명이 넘는 인원과 35회 이상의 봉사 활동을 진행한 바 있다.
디프다제주는 프리다이빙을 통해 깊은 바닷속 가라앉은 쓰레기를 건져내고 수거를 이어갈 ‘그린다이버’를 양성하고 있다. 연 160회 가량 잠수를 통해 지난해만 26t의 해양침적쓰레기를 수거했다. 이외에 의료폐기물, 농약 등 유해성 해양쓰레기 조사도 3년째 진행 중이다.
다시입다연구소는 재사용 문화를 통한 지속가능한 의생활 캠페인을 주력하고 있다. 의류 교환 이벤트 ‘21% 파티’와 ‘수선혁명학교’ 등을 진행한다. 아울러 패션 및 의류업계의 재고 폐기 관행 개선을 위한 법 제정 운동도 펼치고 있다.
숨탄것들은 멸종위기종을 지키려는 진관우 작가의 프로젝트다. 한글 이름만으로 수원청개구리, 다람쥐, 따오기, 반달가슴곰 등 멸종위기종들의 모습을 그려내 주목 받았다. 서식지 답사 및 복원 등을 통해 멸종위기종 생물들을 포괄적으로 기록한다.
스페셜 세션 ‘우리에게 남은 시간’에서는 시민들이 한데 모여 ‘1.5도 상승’까지 남은 시간 동안 할 수 있는 행동에 관한 이야기를 공유한다. 쓰레기를 줍고 줄이고 거부하는 등 기후위기 대응을 일상 속에서 실천하고 있는 배우 김석훈, 작가 이슬아, 제로웨이스트샵 알맹상점 공동대표 고금숙이 패널로 나선다. 주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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