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기후·코로나 팬데믹...생존 위협
MZ세대 “일회용 사용 많아졌다” 자각
반성과 동시에 친환경 문제 관심 가져
1020 텀블러 사용 62.6% 적극적 실천
업사이클 실제 구매 의향 낮은 단면도
그린 컨슈머리즘(Green Consumerism·환경 중시 소비자운동)이 국내에도 정착한 모양새다. 환경을 위해서라면 일반 제품보다 비싼 친환경 제품에 기꺼이 지갑을 열고, 기업의 친환경 활동이 기업 이미지 개선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헤럴드경제의 설문조사 결과가 이를 방증한다.
특히 MZ(밀레니얼+Z)세대에게는 ‘필(必)환경’이 생존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생활 방식으로 자리잡았다. 환경 파괴에 따른 기후 변화, 이로 인해 파생된 코로나 팬데믹(Pandemic·대유행)은 늘 그대로일 것 같았던 자연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논리로 귀결되면서 MZ세대들에게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소비자들은 지난 1년 간 기후변화로 인해 파생된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오면서 환경 파괴에 대한 반성과 함께 친환경 제품을 찾기 시작했다”며 “특히 MZ세대들은 성장만 추구하던 베이비부머가 망쳤던 환경을 자신들이 회복시켜야 한다는 말을 할 정도로 친환경에 절박하다”고 말했다.
▶코로나 이후 쓰레기 급증...1030, 나부터 친환경 생활=18일 헤럴드경제가 조원씨앤아이(조원C&I)에 의뢰해 실시한 ‘친환경 소비 및 제품’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일회용품 사용량이 늘었다는 응답자는 46.7%였다. 응답자의 2명 중 1명은 배달이나 택배 이용 등을 통해 쓰레기량이 늘었음을 의미한다.
특히 1020의 쓰레기량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8~19세와 20대 응답자의 63.6%가 일회용품 사용량이 늘었다고 답했으며, 이어 40대와 30대가 각각 56.9%, 30대 52.6% 늘었다고 말해 평균보다 높았다.
반면 50대와 60대 이상은 각각 45.6%와 27%가 일회용품 사용 증가를 경험해 평균 이하의 응답률을 보였다. 심지어 60대 이상은 ‘줄었다’는 응답이 21.3%로 나타나 늘었다는 응답과 큰 차이가 없었다.
일회용품 사용의 증가는 배달 이용의 증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일회용품 사용이 늘었다’고 말한 사람 중 배달음식 구매 빈도가 일 1회 이상으로 잦았던 응답자 비율은 5.1%였다. 이는 평균 응답률(3.5%)보다 1.6%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이전과 차이가 없거나(2.2%)나 줄어든(2.1%) 응답자는 ‘주 1회 이상 배달 응답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주 3~4회, 혹은 주 1~2회 배달음식을 이용한 사람들도 각각 19.7%, 35.7%가 일회용품 사용이 늘었다고 답했다.
▶친환경 제품 출시 기업, 연령대 낮을수록 이미지 ↑=MZ세대들은 배달 등으로 인해 일회용품 사용량이 늘긴 했지만, 어느 세대보다 환경보호를 위한 ‘생활속 실천’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었다. 텀블러 사용 여부에 대해 1020 응답자는 62.6%가 사용한다고 말해 평균 응답률(56.9%)보다 5.7%포인트 높았으며, 배달시 일회용품을 받지 않겠다고 의사를 밝힌 응답자도 57%로, 평균(37.3%)은 물론 전 세대 중에서도 응답률이 가장 높았다.
이들은 물건을 구매할 때 가격과 품질 외에 ‘재활용 가능 여부 등 환경적 요인’을 따진다는 응답자는 23.9%로, 전체 평균(30.2%) 보다 낮았다. 오히려 ‘제조사나 제품의 평판(58.2%)’이 상품 구매시 더 큰 고려사항이었다. 하지만 기업의 친환경 제품 생산이 기업 이미지 개선에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자가 93%에 달해 제조사의 평판 역시 기업의 친환경 활동과 연관이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이들은 친환경 제품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갑을 열었다. 친환경 제품이 일반 제품보다 비싸다면 사지 않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8.2%로, 평균 응답률(17.8%)의 절반에 불과했다. 특히 기존 가격보다 10% 미만으로 비용을 쓰겠다는 응답은 61.9%로, 전세대 평균(61.7%)과 비슷했지만, 10~30% 더 지불하겠다는 응답은 23.3%로, 평균(12.4%)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1020 “업사이클 제품은 알지만...사는 건 글쎄”=재활용을 넘어 업사이클 제품(재활용 제품에 새로운 가치를 더한 제품) 사용에 대해선 다소 모순적인 답이 나왔다. 업사이클 제품에 대한 인지도는 어느 세대보다 높았지만, 막상 자기 돈을 내고 제품을 구매하는 것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적극성이 떨어졌다.
실제로 설문조사에서 업사이클 제품에 대해 들어봤거나(59.5%) 이미 사용하고 있는(26.1%) 1020는 86%로, 평균 응답률(78.5%) 보다 7.5%포인트 높았다. 30대 역시 82.8%로 평균보다 5%포인트 이상 높은 응답률이 나왔다.
특히 비교적 업사이클 제품이 생소한 50대(75.1%)나 60대 이상(69.9%)보다 각각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다.
반면 구매 의향에 대해선 1020의 응답률이 71.5%로, 평균(71.1%) 수준에 그쳤다. 30대 역시 72%로 별 차이 없었다.
업사이클 제품의 구매 의향은 오히려 40대(81.6%)나 50대(80.6%)가 더 높았다. 구매할 생각이 없다는 응답자도 1020과 30대가 각각 28.5%와 28% 등으로 평균(28.9%)과 비슷했다. 40대(18.4%)와 50대(19.4%)는 안사겠다는 대답이 평균보다 10%포인트 내외로 낮았다.
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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