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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는 게 값, 비싼 회였는데" 광어 반값도 안되는 방어라니…지금 많이 먹어두세요 [지구, 뭐래?]
2023.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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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어라, 방어가 싸졌네?”

 

겨울에 제철을 맞는 생선회 방어. 11~2월에만 맛볼 수 있는 계절 메뉴인 터라 횟집에선 고급 어종으로 통한다. 가격도 부르는 대로 ‘시가’인 경우가 많았다.

 

횟집 계절메뉴의 대명사다. 정가로 팔더라도 소(小)자 한 접시가 5만~6만원으로 시작해 특대(特大)는 10만원에 이르렀다. ‘국민 회’인 광어보다 2배 가까이 비싸게 팔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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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잘 나가던 방어 몸값이 예전 같지 않다. 이미 수산시장에서 방어 가격은 광어의 절반에도 못 미칠 정도다. 이유는 방어가 많이 잡혀서다. 그리고 더 근본적인 이유는 수온상승에 따라 방어가 제주도에서 강원도로 북상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방어가 많이 잡히고 싸니 좋다. 하지만 이대로 수온이 더 상승하면, 이제 방어는 더 북상, 강원도에서도 사라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방어 값이 저렴해진 게 즐거울 수만은 없는 이유다.

 

이미 수산 시장에서는 광어의 몸값이 방어를 뛰어넘기 시작했다. 수협노량진수산의 주간수산물동향에 따르면 11월 2주 방어의 가격은 ㎏당 7100원으로, 17개 어종 네번째로 저렴하다. ‘국민 횟감’ 광어(양식) 가격(㎏당 2만800원)의 1/3 수준이다.

 

이미 작년에도 광어가 방어보다 더 비쌌다. 지난해 평균 방어는 1만1800원, 광어 1만8200원이었다. 올해는 그 격차가 더 벌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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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지는 건 우리 바다에서 잡히는 방어가 그만큼 많아졌기 때문이다. 한국 연근해 방어 어획량 변동 및 분포특성에 관한 연구(2002년)는 “1971~2000년 31년 간 한국의 방어어획량의 장기 변동은 연간 증감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증가 경향을 나타냈다”고 설명한다.

 

이 연구에 따르면 1970~1985년에는 우리 바다에서 잡히는 모든 어종의 평균 어획량보다 낮은 수준이었다가, 1992~1998년 크게 증가하면서 이후에는 평균보다 방어의 어획량이 많아졌다고 설명한다. 즉, 2000년 안팎부터 방어가 다른 생선보다 귀한 생선이 아니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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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가 많이 잡히는 건 우리 바다의 해수 온도가 올라간 영향 때문이다. 방어는 난류성 어종이다. 과거 방어는 여름철에는 동해나 서해로 북상하다가 10월께 남하하기 시작해 11~2월 제주 주변 해역에서 겨울을 나는 게 일반적이었다. 제주도 내에서의 어획량만 따져도 남쪽 해역인 추자도와 마라도 인근에서 89%가 잡혔다.

 

그러나 약 5년 전부터 방어 주요 어장이 제주도에서 강원도로 이동했다. 강원도에서 연간 1000t씩 잡히던 방어가 2017년 이후로는 3000t대로 급증했다.

 

방어 떼가 강원도 앞바다로 이동하면서 대표 어종도 바뀌었다. 지난해 강원도에서 가장 많이 잡힌 어종의 자리를 방어가 차지했다. 불과 1년 전인 2021년까지 1위 자리를 지키던 오징어는 어획량이 절반 수준으로 줄며 3위로 내려앉았다.

 

반대로 제주도의 경우 2014~2018년 평균 어획량이 957t으로 강원도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특히 2019년에는 제주도 내 방어 어획량이 310t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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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제는 방어를 마음 놓고 값싸게 먹을 수 있는 걸까. 수온 상승에 따라 이동하는 어종의 특성 상 방어도 우리 바다에서 씨가 말랐던 ‘제2의 명태’가 될 수도 있다.

 

방어가 당장 내년 우리 바다로 돌아오지 않는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일이다. 최근 5년 내 방어 가격이 가장 높았던 2021년이 그랬다. 2021년은 동해안 평균 수온이 22.2도로 40년 래 최고치를 기록했던 해다. 방어 수요가 높아진 데 비해 겨울을 나러 방어가 남하하는 시기가 늦어지면서 가격이 높게 형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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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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