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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냐? 맛있게 먹었는데” 일부러 새우 눈 없애는 인간들
2023.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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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맛있게 먹었던 새우, 키울 때 눈부터 없앴다니….”

 

여러 요리에 주인공으로도, 부재료로도 많이 활용되는 새우. 음식점에서 주문을 하거나 냉동으로 된 새우를 구입할 경우 껍질과 머리가 제거된 채로 마주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이 새우가 양식으로 키워졌다면 식탁에 오르기 한참 전부터 눈을 잘린 채 살아왔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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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동물보호단체 페타(PETA)는 지난 4월 “양식장에 갇힌 암컷 새우는 기괴한 방식으로 눈이 잘린다”며 “칼날로 한쪽 또는 양쪽 눈을 절단하거나 눈자루(eyestalk) 주위에 철사를 묶어 일정 시간이 지나면 떨어지게 한다”고 밝혔다.

 

눈자루는 갑각류의 머리 부분에 돌출하여 끝 쪽에서 겹눈을 달고 있는 막대 모양의 부분으로 시각 신경 다발이 들어 있다.

 

이처럼 암컷 새우의 눈만 자르는 건 새우 생산을 늘리기 위해서다. 새우 눈 뒤에는 번식과 관련된 분비선이 있다. 여기에서는 적절하지 않은 환경에서는 알을 낳지 않도록 하는 번식 억제 호르몬이 나온다.

 

비좁은 ‘공장식’ 양식장과 같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환경에서는 새우조차 번식을 꺼리는 셈이다. 양식장 입장에서는 눈을 손쉽게 잘라내고 번식 조절 기능을 앗아가고 더 많은 새우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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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일부 새우 양식장의 문제가 아니다. 새우 양식으로 유명한 베트남이나 태국 등 동남아 지역뿐 아니라 호주, 중남미 등지의 새우 양식장에도 자리 잡은 관행이다.

 

호주 동물보호단체 애니멀스오스트레일리아(Animals Australia)는 지난해 1월 “중남미 최대 새우 양식업체 씨조이(Seajoy)는 새우 눈 절단을 단계적으로 중단했다“며 “살아있는 새우의 눈을 떼는 잔인한 양식 관행을 중단할 것을 호주 새우 산업계와 농업 및 어업부 장관에게 촉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새우 눈을 잘라내는 관행이 불필요한 데다 잔인하다고 지적한다. 우선 눈이 잘린 암컷 새우가 낳은 새우들은 질병에 더 취약할 수 있다.

 

수산업연구기관 GSA(Global Seafood Alliance)는 “지난 20년 동안 새우 산업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질병이었다”며 “눈을 자르지 않으면 양식장의 생산 비용이 증가하더라도 최종 제품의 가치는 잠재적으로 증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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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잃는 새우는 번식 조절 능력과 시각뿐 아니라 세계를 받아들이는 다양한 감각까지 한꺼번에 잃게 된다. 새우는 눈으로 자외선과 적외선 파장까지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 국립과학기술교육원(Instituto Politécnico Nacional)은 눈이 잘린 새우가 방향 감각을 잃고, 절단 부위를 문지르는 등 고통을 느끼는 행동을 보이는 것을 관찰했다.

 

게다가 새우를 비롯한 갑각류는 고통뿐 아니라 두려움이나 기쁨, 사랑과 같은 복잡한 감정까지 느낀다.

 

영국은 지난해 4월 통과된 동물복지(감각)법(The Animal Welfare(Sentience) Act)을 통해 모든 척추동물을 비롯해 문어나 갑각류와 같은 일부 무척추동물도 다양한 감정과 감각, 그들만의 생각과 문화를 갖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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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 양식 산업의 여파는 새우에서 그치지 않고, 인간과 지구 생태계까지 미친다. 환경정의재단(Environmental Justice Foundation), 국제인권감시(Human Rights Watch) 등 국제기구들은 새우 양식 산업으로 토지 부족, 식수 오염부터 인신 매매나 노동 착취와 같은 사회적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양식장을 짓기 위해 숲을 파괴하고, 새우의 사료를 대기 위해 저인망 어업도 횡행하게 된다.

 

동물보호단체들은 가장 좋은 해결법은 새우 소비량을 줄이는 것이지만, 당장은 새우 눈을 자르는 잔인한 양식 관행부터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적어도 새우가 고통 속에서 살다 죽는 것만은 막자는 의미다.

 

애니멀스오스트레일리아는 “새우 눈을 자르는 양식 산업에 소비자들이 압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바다 친화적인 음식을 먹으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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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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